
태풍 소식을 보다 보면 같은 태풍인데 부르는 이름이 제각각인 경우를 만납니다. 어떤 곳은 「제18호 태풍 사우델」이라 하고, 어떤 곳은 「17W」라고 하고, 필리핀 뉴스에서는 아예 다른 이름이 나옵니다.
여기에 더 헷갈리는 상황도 있습니다. 분명 소멸했다고 발표된 태풍이 며칠 뒤 되살아나는 경우입니다. 이때 이름은 그대로일까요, 새로 받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규칙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 그 규칙을 한 번에 정리하겠습니다.
1. 결론부터
궁금한 것답
| 이름은 누가 정하나 | 태풍위원회 14개 회원국이 10개씩 제출한 140개를 순서대로 돌려 씁니다 |
| 번호는 누가 붙이나 | 일본 기상청(JMA). 2000년부터 북서태평양 지역특별기상센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
| 번호 기준 | 매년 1월 1일 이후 발생 순서. 제1호부터 시작합니다 |
| 태풍과 열대저압부의 경계 | 최대풍속 초속 17.2미터 |
| 약해졌다 되살아나면 | 원래 이름과 번호를 그대로 씁니다 |
| 그럼 언제 완전히 끝나나 |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됐을 때 |
| 이름이 없어지기도 하나 | 큰 피해를 준 이름은 피해국 요청으로 영구 제명됩니다 |
| 나라마다 기준이 같나 | 아닙니다. 국제 분류의 '태풍(TY)'은 64노트 이상으로, 우리 강도 3부터입니다 |
마지막 세 줄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소멸에는 두 종류가 있고, 그 차이가 이름의 운명을 가릅니다.
2. 이름은 14개 나라가 나눠서 냅니다
1999년까지는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가 이름을 붙였습니다. 서양식 사람 이름이 쓰이던 시절입니다.
2000년부터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람들이 태풍에 더 관심을 갖도록, 태풍위원회 회원국들이 직접 제출한 이름을 쓰기로 한 겁니다. 그래서 요즘 태풍 이름에 「개나리」나 「고사리」 같은 우리말이 섞여 있는 겁니다.
140개를 5개 조로 나눠 씁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항목내용
| 참여 국가 | 14개국 — 캄보디아, 중국, 북한, 홍콩, 일본,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한국, 태국, 미국, 베트남 |
| 나라당 제출 | 10개씩 |
| 전체 | 140개 |
| 조 편성 | 각 조 28개씩 5개 조 |
| 사용 순서 |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
| 한 바퀴 도는 기간 | 연간 약 25개 발생 → 4~5년 |
140개를 다 쓰면 다시 1번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4~5년마다 같은 이름이 다시 등장합니다. 「카눈」이나 「너구리」처럼 낯익은 이름을 몇 년 간격으로 다시 보게 되는 이유입니다.
한국과 북한이 낸 이름 20개
한반도에서만 20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태풍위원회 회원국이기 때문입니다.
제출국이름
| 한국 | 개미 · 나리 · 장미 · 미리내 · 호두 · 나래 · 너구리 · 개나리 · 고사리 · 보리 |
| 북한 | 기러기 · 개구리 · 갈매기 · 수리개 · 메아리 · 종다리 · 버들 · 노을 · 민들레 · 잠자리 |
▲ 기상청 날씨누리 「태풍의 이름」 (2026년 9월 확인)
굵게 표시한 미리내와 수리개는 사연이 있는 이름입니다. 뒤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이름의 뜻은 제출국이 정합니다. 기상청 태풍정보에는 이름의 유래가 함께 실립니다.
태풍제출국뜻
| 사우델(SAUDEL) | 미크로네시아 | 전설 속 추장의 호위병 |
| 아타우(ETAU) | 미국 | 폭풍 구름 |
| 방랑(BANG-LANG) | 베트남 | 꽃의 한 종류 |
▲ 기상청 태풍정보 발표문에 실린 설명 (2026년 8~9월 발표분)
3. 번호는 일본 기상청이 붙입니다
이름과 번호는 붙이는 주체가 다릅니다.
태풍 번호는 일본 기상청(JMA)이 붙입니다. 2000년부터 일본 기상청이 북서태평양의 지역특별기상센터(RSMC) 로 지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기상청이 「제18호 태풍」이라고 발표하는 그 번호도 일본 기상청이 매긴 번호를 따르는 것입니다.
규칙은 단순합니다.
- 매년 1월 1일 이후 가장 먼저 발생한 태풍이 제1호입니다
- 이후 발생 순서대로 번호가 올라갑니다
- 내부적으로는 네 자리 숫자로 관리합니다. 앞 두 자리가 연도, 뒤 두 자리가 번호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 제18호 태풍이라면 관리번호는 2618이 됩니다. 앞의 26이 2026년, 뒤의 18이 18번째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하나. 번호는 연도별로 초기화되지만 이름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름은 140개 목록을 국가 순서대로 계속 이어서 쓰기 때문에, 해가 바뀌어도 목록의 다음 이름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올해 1호 태풍"과 "이름 목록의 1번"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4. 하나의 태풍에 이름이 네 개까지 붙습니다
기사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관마다 자기 방식으로 부릅니다.
부르는 곳표기 방식예시
| 기상청·일본 기상청 | 제○호 + 국제명 | 제18호 태풍 사우델 |
| 일본 기상청 내부 관리번호 | 네 자리 숫자 | 2618 |
| 미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 숫자 + W | 17W |
| 필리핀 기상청(PAGASA) | 필리핀 자체 이름 | (자국 목록에서 별도 부여) |
JTWC의 W는 서태평양(West Pacific)을 뜻합니다. 태풍 이름과 무관하게 자기들이 감시를 시작한 순서대로 번호를 매깁니다. 그래서 국제명 순서와 어긋나는 일이 흔합니다.
아직 태풍이 되기 전 단계에는 90W부터 99W까지의 번호를 돌려 씁니다. 감시 대상에 올랐다는 뜻이고, 이 단계에서는 정식 번호가 아니라 임시 꼬리표에 가깝습니다. 발달하면 정식 번호를 새로 받습니다.
필리핀은 자국 책임구역(PAR)에 들어온 열대저기압에 자체 이름을 붙입니다. 국제명과 별개로 운영하기 때문에, 같은 태풍이 필리핀 안에서는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보도됩니다. 필리핀 뉴스를 보다가 처음 듣는 태풍 이름이 나오는 건 이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이름이 여러 개인 게 아니라 부르는 기관이 여러 곳인 것입니다.
이름만 다른 게 아닙니다 — 세는 자가 다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기관마다 바람을 재는 방법 자체가 다릅니다. 이걸 모르면 같은 태풍을 두고 나온 두 숫자를 잘못 비교하게 됩니다.
한국 기상청 · 일본 기상청미국(JTWC 등)
| 풍속 산출 | 10분 평균 | 1분 평균 |
| 값의 경향 | 상대적으로 낮게 | 상대적으로 높게 |
바람은 일정하게 불지 않고 강약이 계속 바뀝니다. 평균 내는 시간이 짧을수록 순간의 강한 바람이 덜 깎여 나갑니다. 그래서 1분 평균은 10분 평균보다 큰 값이 됩니다. 두 값 사이의 환산에는 보통 1.14배가 쓰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기상청이 초속 30미터로 발표한 태풍은, 미국식으로 환산하면 초속 34미터쯤 됩니다. 같은 바람인데 숫자가 달라지는 겁니다.

우리 '강도 3'부터가 국제 기준의 '태풍'입니다
더 헷갈리는 건 '태풍'이라는 말의 범위입니다.
우리 기상청은 초속 17.2미터만 넘으면 전부 태풍으로 부르고, 그 안에서 강도 1~5로 세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분류에서는 그 구간을 아예 다른 이름으로 부릅니다.
최대풍속(10분 평균)우리 기상청 표기국제 분류
| 초속 17.2~24미터 (34~47노트) | 태풍 강도 1 | 열대폭풍 (TS) |
| 초속 25~32미터 (48~63노트) | 태풍 강도 2 | 강한 열대폭풍 (STS) |
| 초속 33미터 이상 (64노트 이상) | 태풍 강도 3 이상 | 태풍 (TY) |
▲ 노트 값은 국제 분류의 원래 기준이고, 미터 값은 이를 환산한 것입니다
즉 국제 기준에서 'Typhoon'이라고 부르려면 64노트, 초속 약 33미터를 넘어야 합니다. 우리 등급으로 강도 3부터입니다. 우리가 태풍이라 부르는 것 중 강도 1~2는 국제적으로는 태풍이 아니라 열대폭풍인 셈입니다.
이 두 이름을 한 기관이 동시에 쓰기도 합니다. 일본 기상청 발표 자료를 보면 일본어 항목에는 「台風」, 같은 자료의 영문 항목에는 「TS」(Tropical Storm)가 나란히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내 발표용과 국제 통보용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외신에 나온 풍속이 우리 발표보다 높다면 → 1분 평균이라 그럴 수 있습니다
- 우리는 태풍이라는데 영문 기사엔 'tropical storm'이라 돼 있다면 → 틀린 게 아니라 분류 체계가 다른 것입니다
- 숫자를 비교할 때는 어느 기준으로 잰 값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5. 소멸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뉴스에서 "태풍이 소멸했다"고 할 때, 실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가지를 같은 말로 부르고 있습니다.
열대저압부로 약화 —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태풍과 열대저압부를 가르는 기준은 최대풍속 초속 17.2미터입니다. 이 값을 넘으면 태풍, 못 넘으면 열대저압부입니다.
(기상청 통보문이나 날씨 앱에서는 보통 반올림해 「17m/s」로 표기합니다. 같은 기준입니다.)
주의할 점은 이게 등급의 차이일 뿐 종류의 차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둘 다 열대저기압입니다. 따뜻한 바다에서 힘을 얻는 같은 구조물인데, 바람이 기준선 위냐 아래냐로 이름이 갈릴 뿐입니다.
그래서 조건만 맞으면 다시 기준선을 넘어 태풍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새 이름을 받는 게 아니라 원래 이름과 번호를 그대로 이어서 씁니다. 같은 시스템이 잠깐 힘을 잃었다가 회복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 — 여기서 끝입니다
반대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ET, Extratropical Transition) 되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온대저기압은 태풍과 에너지를 얻는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태풍은 따뜻한 바다에서 올라오는 수증기가 연료입니다. 반면 온대저기압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부딪히는 경계에서 힘을 얻습니다. 구조가 바뀌어 버린 겁니다.
이 경우 기상청은 "태풍으로서 일생을 마친 것" 으로 판단합니다. 세력이 남아 있어도 태풍 정보는 종료됩니다. 실제로 온대저기압으로 바뀐 뒤 오히려 강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때는 더 이상 태풍이 아닙니다.
구분열대저압부로 약화온대저기압으로 변질
| 무엇이 바뀌나 | 세기만 약해짐 | 구조 자체가 바뀜 |
| 에너지원 | 그대로 (따뜻한 바다) | 찬 공기와 더운 공기의 경계로 바뀜 |
| 되살아날 수 있나 | 가능 | 불가능 |
| 이름·번호 | 되살아나면 그대로 유지 | 종료 |
같은 "소멸"이라도 앞의 것은 쉼표, 뒤의 것은 마침표입니다.

6. 세 갈래가 한꺼번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말로만 설명하면 와닿지 않으니 실제 사례를 보겠습니다. 2026년 8월 말부터 9월 초 사이, 위 세 가지 경우가 며칠 안에 모두 나왔습니다.
저는 날씨 앱을 만들면서 기상청 태풍정보를 직접 받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뉴스로 요약되기 전의 발표문 원문을 그대로 볼 수 있는데, 이 원문의 표현이 앞서 설명한 구분을 아주 정확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세 태풍의 발표문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1) 제22호 아타우 — 열대저압부로 약화 (2026년 8월 31일 발표)
"이 태풍은 오늘(31일) 03시경 열대저압부로 약화되었으며, 이것으로 제22호 태풍 아타우(ETAU)에 대한 정보를 종료함."
(2) 제23호 방랑 — 온대저기압으로 변질 (2026년 8월 31일 발표)
"이 태풍은 오늘(31일) 09시경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었으며, 이것으로 제23호 태풍 방랑(BANG-LANG)에 대한 정보를 종료함."
(3) 제18호 사우델 — 약화됐다가 재발달 (2026년 9월 1일 발표)
"이 태풍은 8월 29일 03시경 중국 푸저우 서북서쪽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되었으나, 오늘(9월 1일) 03시경 중국 잔장 남동쪽 해상에서 태풍으로 재발달하였음."
세 문장을 나란히 놓으면 규칙이 그대로 보입니다.
- **아타우와 방랑은 둘 다 "정보 종료"**지만 이유가 다릅니다. 아타우는 약해진 것이고, 방랑은 구조가 바뀐 것입니다. 표현상 결과는 같아 보여도 되살아날 여지는 아타우 쪽에만 남아 있습니다.
- 사우델이 바로 그 여지가 현실이 된 경우입니다. 8월 29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져 정보가 종료됐는데, 사흘 뒤 바다로 나가 다시 태풍이 됐습니다.
- 그리고 이때 사우델은 새 번호를 받지 않았습니다. 제18호 그대로였습니다. 일본 기상청 관리번호도 원래의 2618을 유지했습니다.
만약 새 태풍으로 판단됐다면 그 시점의 다음 번호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게 "같은 시스템의 연장"으로 정리됐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세 태풍 모두 한국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고 지나간 사례입니다. 여기서는 이름·번호 규칙을 보여주는 예로만 인용했습니다.)
7. 이름이 영구히 사라지는 경우
140개 목록은 고정된 게 아닙니다. 큰 피해를 준 태풍의 이름은 목록에서 빠집니다.
규정은 이렇습니다. 아주 심각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은 해당 회원국이 요청하면 영구 제명되고, 새 이름으로 교체됩니다. 같은 이름이 다시 쓰이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상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이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름사연
| 루사 | 2002년 한반도를 관통해 큰 피해. 제명 |
| 매미 | 2003년 경상도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 제명 |
| 수달 | 한국이 제출한 이름. 2005년 11월 미리내로 교체 |
매미의 경우는 조금 특이합니다. 제명된 뒤 무지개로 교체됐는데, 그 무지개마저 중국에 큰 피해를 주면서 다시 제명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자리에 있는 이름이 수리개입니다. 앞의 표에서 북한 제출 목록에 있던 그 이름입니다.
한 자리를 두고 이름이 두 번 바뀐 셈입니다. 앞서 굵게 표시했던 미리내와 수리개가 모두 이런 교체의 결과입니다.
즉 태풍 이름 목록은 역사가 쌓여 있는 명단입니다. 지금 목록에 있는 이름 중 상당수가 이런 교체를 거쳐 들어온 것들입니다.
8. 용어 정리
용어뜻
| 태풍 |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열대저기압 중 최대풍속이 초속 17.2미터 이상인 것 |
| 열대저압부 | 같은 열대저기압인데 최대풍속이 초속 17.2미터에 못 미치는 것. 태풍 번호가 붙지 않습니다 |
| 온대저기압 | 찬 공기와 더운 공기의 경계에서 힘을 얻는 저기압. 태풍과 에너지원이 다릅니다 |
| 변질(ET) | 태풍이 온대저기압으로 성질이 바뀌는 것. 이 시점에 태풍 정보가 종료됩니다 |
| RSMC | 지역특별기상센터. 북서태평양은 일본 기상청이 맡아 태풍 번호를 붙입니다 |
| 국제명 | 태풍위원회 140개 목록에서 부여되는 공식 이름 |
| JTWC | 미 합동태풍경보센터. 국제명과 별개로 「17W」처럼 자체 번호를 씁니다 |
| PAR | 필리핀 책임구역. 이 구역에 들어오면 필리핀이 자국 이름을 따로 붙입니다 |
9. 자주 묻는 질문
Q. 태풍 이름은 왜 순한 이름이 많나요?
태풍위원회가 이름을 아시아 각국에서 받기로 하면서, 동식물이나 자연물처럼 부드러운 뜻의 단어를 주로 제출하게 됐습니다. 태풍이 순하게 지나가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한국이 낸 개나리·고사리·보리, 북한이 낸 민들레·잠자리가 그런 예입니다.
Q. 소멸했다던 태풍이 다시 태풍이 되면 새 번호를 받나요?
아닙니다. 원래 번호와 이름을 그대로 씁니다. 단, 열대저압부까지만 약해졌던 경우에 한합니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된 뒤라면 그 태풍은 이미 끝난 것이라 되살아난다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Q. 뉴스마다 태풍 이름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기관마다 부르는 방식이 달라서입니다. 우리 기상청과 일본은 「제○호 + 국제명」, 미국 JTWC는 「17W」 같은 자체 번호, 필리핀은 자국 이름을 씁니다. 같은 태풍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지 다른 태풍이 아닙니다.
Q. 올해 1호 태풍이면 이름 목록의 1번인가요?
아닙니다. 번호만 매년 초기화되고 이름은 이어집니다. 작년 마지막 태풍이 목록의 50번째 이름을 썼다면, 올해 1호 태풍은 51번째 이름을 받습니다.
Q. 태풍 이름을 우리가 제안할 수도 있나요?
이름은 회원국 기상당국이 태풍위원회에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개인이 직접 등록하는 창구는 없습니다. 다만 제명으로 빈자리가 생기면 각국이 새 이름을 정해 제출하게 되므로, 그 과정에서 국내 의견 수렴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Q. 미국 뉴스에 나온 풍속이 우리 발표보다 높던데요?
바람을 재는 방식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10분 평균, 미국은 1분 평균을 씁니다. 평균 시간이 짧으면 순간의 강한 바람이 덜 깎이기 때문에 값이 더 크게 나옵니다. 환산에는 보통 1.14배를 씁니다. 더 센 태풍이라는 뜻이 아니라 같은 바람을 다르게 잰 것입니다.
Q. 우리는 태풍이라는데 영문 기사에는 tropical storm이라고 나옵니다.
둘 다 맞습니다. 우리 기상청은 초속 17.2미터부터 태풍이라 부르지만, 국제 분류에서 'Typhoon'은 64노트(초속 약 33미터) 이상입니다. 그 사이 구간은 국제적으로 열대폭풍(TS) 또는 강한 열대폭풍(STS)으로 분류됩니다. 우리 강도 등급으로는 강도 3부터가 국제 기준의 태풍입니다.
Q. 태풍 번호와 강도는 관계가 있나요?
없습니다. 번호는 발생 순서일 뿐입니다. 제1호가 제20호보다 약하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세기는 번호가 아니라 최대풍속으로 표시되는 강도 등급을 봐야 합니다.
정리
- 이름은 태풍위원회 14개국이 10개씩 낸 140개를 5개 조로 나눠 순서대로 돌려 씁니다. 4~5년이면 한 바퀴입니다.
- 번호는 일본 기상청이 매년 1월 1일부터 발생 순서대로 붙입니다. 이름과 달리 해마다 초기화됩니다.
- 하나의 태풍에 국제명·관리번호·JTWC 번호·필리핀 이름이 함께 붙을 수 있습니다. 기사마다 다르게 보이는 건 이 때문입니다.
- 소멸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열대저압부로 약해진 것은 되살아날 수 있고, 그때 이름과 번호는 그대로입니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면 거기서 끝입니다.
- 기준도 나라마다 다릅니다. 풍속은 우리·일본이 10분 평균, 미국이 1분 평균이고, 국제 분류의 '태풍(TY)'은 64노트 이상 — 우리 강도 3부터입니다.
- 큰 피해를 준 이름은 영구 제명됩니다. 루사·매미가 그렇게 사라졌고, 매미 자리는 무지개를 거쳐 수리개로 두 번 바뀌었습니다.
태풍 소식을 볼 때 "약화"와 "변질"을 구분해서 읽으면 그 태풍이 완전히 끝난 것인지, 아니면 다시 살아날 여지가 남은 것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자료 출처]
- 태풍 이름 제도·국가별 제출 목록 — 기상청 날씨누리 「태풍의 이름」
- 태풍 번호 부여 기준·변질 판정·풍속 기준 — 위키백과 「태풍」
- 풍속 평균 시간(10분·1분)과 환산 계수, 국제 분류 등급 경계 — 세계기상기구(WMO) 태풍위원회 운영 매뉴얼 및 관련 자료
- 태풍별 발표문 원문·이름 유래 — 기상청 태풍정보 (2026년 8~9월 발표분)
- 태풍 관리번호 — 일본 기상청(JMA)
- 감시 번호 표기 — 미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 이름 제명 사례 — 기상 보도자료 및 언론 보도 교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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