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결론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거래는 거의 멈춥니다. 다만 값이 내려서 멈추는 게 아니라, 살 수 있는 사람이 줄어서 멈춥니다. 그리고 지정 발표와 실제 시행 사이에는 며칠의 틈이 있는데, 그 며칠에 거래가 몰립니다.
남의 동네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6년 9월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도 15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입니다. 수도권에서 집을 사고파는 대부분이 이 규제 안에 있습니다.
말로만 도는 이야기라 실제 숫자로 확인해 봤습니다. 2026년 7월 5일 경기도 세 곳(화성 동탄구·용인 기흥구·구리시)이 새로 지정됐고, 지금은 시행 두 달이 지나 결과가 데이터에 남았습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 자료를 직접 받아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했습니다(2026년 9월 7일 수집분, 계약 해제 건 제외).
1. 무엇이 막히나 —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허가구역 안에서 기준 면적을 넘는 토지를 사고팔려면 시·군·구청의 허가를 먼저 받아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오해가 많은 대목이 이겁니다.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체결한 토지거래계약은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6항
과태료를 내고 넘어가는 문제가 아니라 계약이 처음부터 없던 일이 됩니다. 여기에 같은 법 제26조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개별공시지가 기준 토지가격의 30퍼센트 이하 벌금이 따로 붙습니다.
허가를 받으면 의무가 생깁니다. 주거용으로 취득했다면 2년간 직접 살아야 합니다(제17조). 이 기간에 다른 데 쓰거나 세를 놓으면 취득가액의 10퍼센트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이 매년 반복해서 부과됩니다(제18조). 경기도 안내 기준으로 목적 위반은 5퍼센트, 무단 임대는 7퍼센트, 방치는 10퍼센트입니다.
전세를 끼고 사는 방식이 막히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세입자를 그대로 두면 본인이 살 수 없고, 본인이 살면 전세보증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매수 자금의 절반 이상을 전세보증금으로 채우던 거래는 이 조건에서 성립하지 않습니다.
면적 기준은 생각보다 훨씬 낮습니다
법정 기준은 도시지역 주거지역 60제곱미터 초과입니다. 그런데 지정권자가 이 기준을 따로 정할 수 있고, 실제로는 대폭 낮춰서 공고합니다. 2026년 7월 경기도 세 곳은 주거지역 6제곱미터 초과로 정했습니다. 법정 기준의 10분의 1입니다.
6제곱미터는 두 평이 안 됩니다. 아파트 한 채에 딸린 대지지분이 이보다 작은 경우는 사실상 없으니, 예외 없이 전부 허가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집은 작아서 해당 없겠지"가 통하지 않습니다.
허가 대상을 아파트로 한정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같은 법 제10조는 허가 대상 용도를 특정해서 지정할 수 있게 하는데, 이번에는 건축법 시행령상 아파트(5개 층 이상 공동주택)만 걸었습니다. 같은 동네 빌라·단독주택은 그대로 거래됩니다.
2. 거래는 얼마나 멈추나
시행일(7월 5일) 앞뒤로 각각 27일씩 잘라 비교했습니다. 8월 계약분은 신고가 아직 다 들어오지 않아 뺐습니다.
| 지역 | 6/8~7/4 | 7/5~7/31 | 증감 |
|---|---|---|---|
| 화성 동탄구 | 1,423건 | 51건 | -96.4% |
| 용인 기흥구 | 993건 | 114건 | -88.5% |
| 구리시 | 354건 | 40건 | -88.7% |
동탄구는 하루 50건 넘게 거래되던 곳이 27일 동안 51건으로 줄었습니다. 거래량이 20분의 1 아래로 떨어진 겁니다.
계절 탓이 아니냐고 볼 수 있는데, 같은 기간 지정되지 않은 옆 동네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 대조군(미지정) | 6/8~7/4 | 7/5~7/31 | 증감 |
|---|---|---|---|
| 오산시 | 301건 | 359건 | +19.3% |
| 용인 처인구 | 216건 | 236건 | +9.3% |
| 화성 병점구 | 380건 | 396건 | +4.2% |
여름 비수기였다면 이쪽도 같이 줄었어야 합니다. 줄어든 건 지정된 세 곳뿐입니다.
3. 발표와 시행 사이 — 이 며칠이 비어 있습니다
이번 지정은 6월 30일에 발표되고 7월 5일에 효력이 생겼습니다. 그 사이 나흘(7월 1~4일)에 계약하면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데이터에 그대로 찍혔습니다.

| 지역 | 7/1~7/4 | 7/5~7/31 | 7월 전체 | 나흘이 차지한 비중 |
|---|---|---|---|---|
| 화성 동탄구 | 101건 | 51건 | 152건 | 66.4% |
| 용인 기흥구 | 132건 | 114건 | 246건 | 53.7% |
| 구리시 | 39건 | 40건 | 79건 | 49.4% |
한 달 거래의 절반 이상이 나흘에 들어찼습니다. 발표 당일인 6월 30일 하루는 더 극적입니다.
| 지역 | 6월 30일 하루 | 6월 일평균 | 배수 |
|---|---|---|---|
| 화성 동탄구 | 221건 | 62.7건 | 3.5배 |
| 용인 기흥구 | 201건 | 35.8건 | 5.6배 |
| 구리시 | 57건 | 12.7건 | 4.5배 |
날짜별로 늘어놓으면 더 분명합니다. 발표 당일 하루에 479건이 몰렸다가, 시행일인 7월 5일을 기점으로 그래프가 바닥에 붙습니다. 7월 5일부터 18일 동안 세 지역을 합쳐 12건이 거래됐습니다.

월말이라 원래 몰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어 같은 지역의 다른 달 마지막 날을 확인해 봤습니다. 2~5월 말일은 일평균의 0.3~2.4배로, 대개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6월 30일만 유별납니다.
이건 이번 세 곳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규제는 공고 후 시행까지 시차를 두게 되어 있으므로, 다음에 어디가 지정되든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지정 발표 소식이 들리는데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시행일이 언제인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4. 그래서 왜 그 동네가 묶였나
지정 사유는 "가격 상승과 투기 우려"라고 발표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왜 하필 그 세 곳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같은 단지, 같은 면적끼리만 짝지어 지정 직전 반년간 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계산했습니다. 단지가 바뀌거나 큰 평수 거래가 섞이면 평균이 왜곡되기 때문에, 비교 대상을 고정한 겁니다.
| 지역 | 비교한 단지·면적 쌍 | 반년 상승률 | 오른 비율 |
|---|---|---|---|
| 화성 동탄구 | 286쌍 | +9.0% | 98% |
| 구리시 | 133쌍 | +8.9% | 95% |
| 용인 기흥구 | 290쌍 | +5.1% | 87% |
| (미지정) 화성 병점구 | 103쌍 | +1.8% | 67% |
| (미지정) 오산시 | 100쌍 | +0.0% | 48% |
2025년 7~12월 평균가 대비 2026년 1~6월 평균가. 각 구간에서 3건 이상 거래된 단지·면적만 비교.

차이가 분명합니다. 지정된 세 곳은 반년에 5~9퍼센트가 올랐고 거의 모든 단지가 올랐습니다. 바로 옆 병점구와 오산시는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동네 단위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올랐는가"로 갈렸다고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5. 가격은 내려갔나 — 단정할 수 없습니다
거래가 90퍼센트 가까이 사라졌으니 값도 내렸을 것 같지만, 시행 후 성사된 거래를 같은 방식으로 비교하면 오히려 올랐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 시행 후 비교 가능한 단지·면적 쌍이 동탄 42쌍, 기흥 57쌍, 구리 22쌍뿐입니다. 표본이 너무 적습니다.
- 더 중요한 건, 허가를 받아가면서까지 사는 사람은 급하지 않은 실수요자라는 점입니다. 값을 깎아야 하는 매도자는 아예 팔기를 미룹니다. 남은 거래만 놓고 "값이 올랐다"고 말하면 사라진 거래를 못 본 셈이 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내렸다고 볼 근거는 아직 없다" 정도로만 말씀드립니다. 판단하려면 지정이 풀리거나 거래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 뒤의 자료가 필요합니다.
규제는 팔려는 쪽과 사려는 쪽을 같이 묶습니다. 매물도 줄고 매수자도 줄면 남는 건 낮아진 거래량이지 낮아진 가격이 아닙니다.
6. 옆 동네로 옮겨갑니다
세 곳이 잠긴 7월, 인접 지역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 지역 | 5~6월 월평균 | 2026년 7월 | 증감 |
|---|---|---|---|
| 오산시 | 277건 | 430건 | +55.2% |
| 화성 병점구 | 342건 | 486건 | +41.9% |
| 용인 처인구 | 215건 | 283건 | +31.6% |
| 화성 효행구 | 149건 | 185건 | +24.2% |
| 남양주시 | 922건 | 1,036건 | +12.4% |
| 하남시 | 312건 | 314건 | +0.6% |
동탄구에 붙은 오산·병점, 기흥구에 붙은 처인구가 크게 움직였습니다. 거리가 있는 하남시는 변화가 없습니다. 수요가 사라진 게 아니라 옆으로 이동한 것에 가깝습니다.
집을 알아보던 지역이 갑자기 묶였다면, 옆 동네 매물이 곧 단단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정 전에 계약했으면 어떻게 되나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기준은 잔금일이나 등기일이 아니라 계약 체결일입니다. 시행일 전에 계약했다면 잔금을 나중에 치러도 종전 방식대로 진행됩니다. 다만 계약일을 앞당겨 적는 건 허위 신고이므로 하면 안 됩니다.
전세 끼고 매수할 수 있나요
없다고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허가를 받은 목적대로 2년간 직접 거주해야 하고, 그동안 세를 놓으면 이행강제금 대상입니다. 다만 기존 세입자의 남은 계약 기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계약 전에 관할 시·군·구청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허가는 얼마나 걸리나요
신청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허가증을 내주거나 불허가 처분을 통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정부24에서 온라인 신청도 됩니다. 계약서에 허가 여부에 따른 처리 방법을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잔금 일정이 꼬입니다.
지금 어디가 지정돼 있나요
2026년 9월 기준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2025년 10월 20일 효력)과 경기도 15곳입니다. 경기도는 과천, 광명, 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 하남에 더해 2026년 7월 화성 동탄구·용인 기흥구·구리시가 추가됐습니다.
지정과 해제가 수시로 바뀌므로 계약 전에 관할 시·군·구청이나 해당 지자체 부동산포털에서 현재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글의 목록도 작성 시점 기준입니다.
언제 풀리나요
허가구역 지정은 법상 5년 이내에서 정합니다(제10조). 2026년 7월에 지정된 경기도 세 곳은 2027년 12월 31일까지 1년 6개월입니다. 서울 전역은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공고돼 있습니다.
다만 만료일이 곧 해제일은 아닙니다. 기간이 끝나기 전에 재지정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조기에 해제되기도 합니다. 만료가 다가온다고 거래 계획을 세우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아파트만 해당되나요
이번 세 곳은 그렇습니다. 건축법 시행령상 아파트, 즉 5개 층 이상 공동주택만 허가 대상입니다. 같은 지역의 빌라·다세대·단독주택은 종전대로 거래됩니다. 다만 지정할 때마다 대상을 다르게 정할 수 있으므로 해당 지역 공고문을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정리
- 허가 없이 한 계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과태료 문제가 아닙니다
- 면적 기준은 법정 60제곱미터가 아니라 공고로 6제곱미터까지 낮아집니다. 아파트는 사실상 전부 대상입니다
- 거래는 90퍼센트 가까이 줄어듭니다. 같은 기간 옆 동네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 발표와 시행 사이 며칠에 거래가 몰립니다. 다음 지정에서도 반복됩니다
- 값이 내렸다고 볼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함께 묶이기 때문입니다
- 수요는 옆 동네로 옮겨갑니다
-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15곳이 대상입니다. 지정·해제가 잦으니 계약 전 확인이 필수입니다
숫자는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 자료를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며, 2026년 9월 7일에 받은 자료입니다. 8월 계약분은 신고가 아직 채워지는 중이라 이 글에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실거래 통계는 계약월이 끝나고 4주 정도 지나야 95퍼센트가 찹니다. 최근 한두 달 수치로 시장을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근거
-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허가구역 지정), 제11조(허가·무효), 제17조(이용 의무), 제18조(이행강제금), 제26조(벌칙)
- 경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공고(2026년 6월 30일) — 용인 기흥구 81.64제곱킬로미터, 화성 동탄구 55.52제곱킬로미터, 구리시 33.34제곱킬로미터 / 2026년 7월 5일~2027년 12월 31일
-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체 수집 데이터베이스, 2026년 9월 7일 기준)
'부동산·세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평당가 계산법 — 전용·공급·계약면적, 무엇으로 나누느냐에 따라 2배 차이납니다 (0) | 2026.09.04 |
|---|---|
|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자"고 한다면? 제시 월세가 적정한지 3초 만에 확인하는 법 (feat. 전월세 계산기 앱) (0) | 2026.06.10 |
| 자녀에게 저가양도 하면 세금 얼마인가 (0) | 2024.05.13 |
| 아파트 증여하면 세금은 얼마 - 증여세 계산기 - 부담부증여 (0) | 2024.05.05 |
| [속보] 지방 광역시·도 조정대상지역 전면 해제 (4) | 2022.09.21 |


























